HOME>의성 허준>동의보감>내경편

동의보감

  • 내경편 內景篇

    동의보감을 구성하는 다섯편중에 인체 내부에 관한 것들을 담고 있는 부분이다. 
    ‘내경(內景)’ 이라는 명칭은 도가서적인 황정경(黃庭經)에서 따온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부분에는 도가사상을 바탕으로 인체를 구성하고 있는 기본단위인 정(精), 기(氣), 신(神) 세 가지 기본 요소를 다루고 있다. 
    다음에는 혈(血), 몽(夢), 성음(聲音), 언어(言語), 진액(津液), 담음(痰飮) 등 인체 내부의 상황을 반영하는 여러 가지 단서들과 몸을 구성하는 오장육부에 대해 다루었고, 끝에 소변, 대변 등 신진대사에 대해서 기술하였다.
  • 동의보감 내경편(內境篇) 권2

내경편(內境篇) 권2

1. 피[血] 피는 인체를 지탱하는 생명의 근원이다. 『동의보감』에서는 피를 기와 대응하는 음적인 것으로 파악하고, 피에 병이 들면 기를 치료하는 것을 먼저하여야 한다는 입장에서 접근하고 있다.

1-1. 혈위영(血爲榮) 혈(血)은 영(榮)이 되어 속에서 작용한다. 눈은 혈을 받아야 볼 수 있고, 발은 혈을 받아야 걸을 수 있다. 손바닥도 혈을 받아야 쥘 수 있고, 손가락도 혈을 받아야 쥘 수 있다.

1-2. 혈위기배(血爲氣配) 기(氣)는 혈(血)의 통솔자이다. 그러므로 기가 돌아가면 혈도 따라 돌고, 기가 멎으면 혈도 멎는다. 그리고 기가 더워지면 혈이 잘 돌고, 기가 차가워지면 혈이 잘 돌지 않는다.

1-3. 열능상혈(熱能傷血) 여러 가지 혈증(血證)을 다 열증이라고 하는 것은 요점을 알고 한마디로 하는 말이다. 그리고 혈은 열을 받으면 잘 돌아가고, 찬 기운을 받으면 엉긴다. 입과 코에서 피가 나오는 것은 다 양이 성하고 음이 허한 것에 속하는데, 이럴 때는 올라가는 것만 있고 내려가는 것은 없으므로 혈이 기를 따라 올라가서 입과 코로 넘쳐 나오게 된다.

1-4. 칠정동혈(七情動血) 모든 혈은 다 심에 속한다. 또한 몹시 성을 내면 기가 막히고 피가 상초로 몰리기 때문에 박궐(薄厥)이 생긴다. 또한 성을 내면 기가 치밀어 오르는데 심하면 피를 토한다. 지나치게 기뻐하여 심을 상하면 기가 처져 내려간다. 그리고 심이 피를 잘 내보내지 못하므로 간이 피를 잘 받아들일 수 없게 된다. 지나치게 노하여 간을 상하면 기가 치밀어 오르기 때문에 간이 피를 받아들이지 못한다. 그러면 피가 갈 곳이 없어진다. 또한 성생활을 지나치게 해서 음화(陰火)가 치밀어 오르면 피도 화를 따라 움직여서 제 경락을 잃고 멋대로 돌게 된다.

1-5. 내상실혈(內傷失血) 갑자기 음식을 많이 먹으면 배가 부르고 그득해진다. 생활을 절도 없이 하면서 힘을 지나치게 쓰면 양락맥(陽絡脈)이 상한다. 양락맥이 상하면 피가 밖으로 넘쳐 나오는데, 피가 몸밖으로 넘쳐 나오면 코피가 나게 된다.

1-6. 축혈증(蓄血證) 축혈이란 어혈(瘀血)이 쌓인 것이다. 상한 열병에 몸이 노랗고 대변이 검으며 미친 것같고, 잊어먹기를 잘하는 것은 축혈증 때문이다. 축혈증을 상·중·하로 구별하면, 코피와 가래에 피가 섞인 것과 피를 토하는 것을 상부혈결(上部血結)이라고 하고, 가슴속에 몰린 것을 중부축혈(中部蓄血)이라고 한다. 하초에 몰린 것을 하부축혈(下部蓄血)이라고 한다.

1-7. 해혈수혈타혈객혈(咳血嗽血唾血喀血) 해혈이라는 것은 기침이 심하게 나다가 피가 나오는 것인데, 그 원인은 폐(肺)에 있다. 수혈이라는 것은 기침할 때 가래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인데, 그 원인은 비(脾)에 있다. 타혈이라는 것은 가래침에 빨간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인데, 그 원인은 신(腎)에 있다. 각혈은 작은 핏덩이가 나오는 것으로 뱉어도 잘 나오지 않다가 몹시 뱉어야 나온다.

1-8. 요혈(尿血) 포(胞)의 열이 방광으로 가면 오줌이 막히거나 피오줌이 나온다. 대체로 오줌을 눌 때 피가 나오다가 임병(淋病)이 되어 아프면서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은 방광 속에서 나오는 것이다. 그리고 아프지 않으면서 피가 나오는 것은 심(心)의 열이 소장(小腸)으로 넘어가서 생긴 것이다.

1-9. 변혈(便血) 음이 몰려 생긴 병은 음기가 속에 몰려서 겉으로 나가지 못하고 피가 갈 곳이 없어져 장으로 스며들기 때문에 변혈이 된다.

1-10. 실혈현훈(失血眩暈) 여러 가지 원인으로 피를 지나치게 흘리면 반드시 어지럼증이 생기고 속이 답답하며 정신을 잃는다. 하혈을 해서 피를 많이 흘리거나 이빨을 때고 피를 많이 흘리거나 쇠붙이에 다쳐서 피를 많이 흘리거나 산후에 피를 많이 흘리면 이런 증상이 나타난다.


2. 꿈[夢]
꿈은 인체의 상태를 반영하는 것이기에 꿈을 판독하면 인체의 상태를 읽어낼 수 있다. 우리는 꿈이 미래를 예지하는 도구라고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그런 면에서 『동의보감』은 인체의 구체적인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론으로서 꿈을 접근하고 있는 특징이 있는 것이다.

2-1. 혼백위몽(魂魄爲夢) 대체로 꿈은 정신과 사물이 작용해서 생긴다. 또 형체가 사물과 접촉하면 일이 생기고, 정신이 사물과 만나면 꿈이 생긴다.

2-2. 양기지출입위오매(陽氣之出入爲寤寐) 위기(衛氣)가 낮에는 양에서 돌기 때문에 눈을 뜨고 깨어나며, 밤에는 음에서 돌기 때문에 눈을 감고 잔다. 양기는 양분(陽分)을 25회 도는데 몸의 겉면을 돌 때에는 귀와 눈과 입과 코가 모두 양기를 받게 되어 맛과 냄새를 알며, 보고 듣는 동작을 할 수 있고 깨어날 수 있다. 또한 양기는 음분(陰分)을 25회 도는데 장부 속으로 돌 때는 귀와 눈과 입과 코가 양기를 받지 못한다. 그러면 감각작용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잠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