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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 외형편 外形篇

    외형편에서는 몸의 겉에서 관찰되는 부분들의 의학적 기능과 거기에 생기는 질병에 대해 서술한 것으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각 부분에 대해 순서대로 설명하고 있다. 인체의 각 부분을 얼굴, 눈, 코, 치아 등의 머리부분, 가슴, 젖, 배, 허리 등의 몸통부분, 피부, 살, 맥, 근육, 뼈 등의 오체, 팔, 다리, 털, 생식기, 항문 등의 변방의 순서에 따라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는 것은 어느 의서에서도 접할 수 없는 특별한 부분이다.
  • 동의보감 외형편(外形篇) 권2

외형편(外形篇) 권2

1. 귀[耳]
귀는 신장과 통하는 것이라 인식한다. ‘귀(耳)’ 문(門)에서는 귀가 소리를 듣게 되는 이치를 간단하게 설명한 이후에 귀울림증, 귀먹음증 등 여러 가지 귓병의 증상과 치료를 제시한다.

1-1. 이자신지규(耳者腎之竅) 신의 기운은 귀와 통하므로 신이 조화되어야 귀가 5가지 소리를 들을 수 있다.

1-2. 이명(耳鳴) 귀는 종맥(宗脈)이 모인 곳이기 때문에 위(胃)속이 비면 종맥이 허해지고, 종맥이 허해지면 그 기운이 아래로 처져서 종맥이 약해지게 되므로 귀에서 소리가 난다. 대체로 성생활을 지나치게 하거나 과로하거나 중년이 지나서 중병을 앓으면 신수(腎水)가 고갈되어 음화(陰火)가 떠오르기 때문에 귀가 가렵거나 귀에서 늘 소리가 나는데 매미 우는 소리 같기도 하고, 종이나 북치는 소리 같기도 하다. 이것을 빨리 치료하지 않으면 점차 귀가 먹게 된다.

1-3. 이롱(耳聾) 귀가 먹는 것은 모두 열증에 속한다. 귀가 먹는 데는 왼쪽 귀만 먹는 경우가 있고, 오른쪽 귀만 먹는 경우도 있는데, 양쪽 귀가 모두 먹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왼쪽 귀가 먹는 것은 족소양경의 화에 의한 것인데, 성을 잘 내는 사람에게 많다. 오른쪽 귀가 먹는 것은 족태양경의 화에 의한 것인데, 색(色)을 좋아하는 사람에게 많다. 양쪽 귀가 다 먹은 것은 족양명의 화이다. 독한 술과 기름진 음식을 먹는 사람에게 잘 걸린다. 갓 귀가 먹은 것은 흔히 열로 생긴 것이고 오래된 것은 흔히 허해서 생긴 것이다.

2. 코[鼻]
‘코(鼻)’ 문(門)에서는 코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병적인 증상을 논의하기 이전에 우선 노자의 말을 빌어 코를 신기(神氣)가 드나드는 문호로 규정하고 있다. 다음으로 병적인 증상들을 나열하고 있다.

2-1. 비위폐지규(鼻爲肺之竅) 코는 폐의 구멍이다. 5가지 기운이 코로 들어가서 심과 폐에 저장된다. 그러므로 심과 폐에 병이 생기면 따라서 코도 순조롭지 못하다.

2-2. 비연(鼻淵) 비연(鼻淵)은 탁한 콧물이 멎지 않고 흐르는 것인데, 이것이 심해지면 코피가 나오고 눈이 어두워진다. 비연은 밖의 찬 기운이 몸속에 있는 열기를 억눌러서 생기는 증후이다.

2-3. 비사(鼻齄) 비사(鼻齄)는 코끝이 붉어지는 것인데, 심하면 짙은 자주색이 된다. 이런 병은 술을 즐겨 마시는 사람에게 많다. 그것은 피의 열기가 폐에 들어가 오랫동안 몰려 있어서 픽 엉기고 탁해지기 때문에 코가 붉어진다. 간혹 술은 마시지 않아도 코가 붉어지는 것을 폐풍창(肺風瘡)이라고 하는데, 이것도 피의 열기가 폐에 침입한 것이다. 폐는 찬 기운을 싫어하고 뜨거운 기운도 싫어한다. 그러므로 뜨거운 술을 잘 마시는 사람은 처음에는 폐를 상하게 된다. 열이 오랫동안 몰려 있으면 밖으로 나타나 코끝이 붉어진다. 콧마루가 붉어지는 증세는 더운 기운을 만나면 벌겋게 되고, 찬 기운을 만나면 거멓게 된다.

2-4. 비색점병(鼻色占病) 코끝의 빛깔이 푸른 것은 아픈 증상이 있는 것이고, 코끝이 검은 것은 허로증[勞]이며, 붉은 것은 풍(風)증이다. 누런 것은 대변보기가 힘든 증상이 있는 것이고, 빛이 선명한 것은 유음(留陰)이 있는 것이다.

3. 입과 혀[口舌]
이곳에서는 입과 혀에 병이 생기면 이들을 주관하는 비장과 심장을 치료해야 한다는 장상학설(藏象學說)을 바탕에 깔고 있다. 장상학설에 따르면 입과 혀는 비와 심을 중심으로 정체를 구성하고 있다. 『동의보감』의 독창적인 면은 입과 혀에 감도는 맛으로 인체의 상태를 판단하도록 하고 이를 직접 질병으로 연결 지워 처방까지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욱이 위급상황에 입과 혀를 까보고 몸의 상황을 판단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돋보인다.

3-1. 설속심(舌屬心) 심의 구멍은 혀이다. 심의 기운이 혀에 통하기 때문에 심기가 조화되어야 혀가 5가지 맛을 잘 알 수 있다. 비(脾)의 낙맥은 혀의 양쪽에 연결되어 있으며, 간의 경맥은 생식기를 돌아서 올라와 혀 밑에 연결되어 있고, 신의 진액은 혀끝에서 나와 오장에 퍼지는데, 심이 이것을 주관한다. 심에 열이 있으면 혀가 터져서 헌데가 생기고, 간기가 막히면 혀에서 피가 샘솟듯이 나오며, 비기가 막히면 눈[雪]과 같은 흰 설태가 낀다.

3-2. 구순속비(口脣屬脾) 가운데의 누런빛은 비(脾)에 통하고, 비의 구멍은 입과 통해 있기 때문에 비에 병이 생기면 그것이 혀뿌리에 나타난다. 그리고 비는 입을 주관하다. 비의 기운은 입으로 통하므로 비의 기운이 조화되어야 5가지 맛을 잘 알게 된다. 심은 혀를 주관하고 비는 입술과 입을 주관하는데, 이 심과 비의 기운은 서로 통해 있다.

3-3. 구고(口苦) 심에 열이 있으면 입맛이 쓰고 헌데가 생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