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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보감

  • 잡병편 雜病篇

    잡병편에서는 각종 질병의 발생 원인이나 증상, 특수한 상황에서 생기는 질병과 특정 연령층에서 생기는 질병 등을 구분하여 서술하고 있다. 앞부분에서는 질병의 발생에 관계된 외부적 요인인 운기를 설명하고 병의 진단에서 중요한 변증과 진맥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다. 다음의 밖에서 들어온 사기와 안에서 발생한 속병 등에 대해 논의한 후에 곽란, 구토, 부종, 창만 등 각종 질병들, 응급요법, 여러 가지 긴요한 처방 등을 다룬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부인과와 소아과를 정리하고 있다.
  • 동의보감 잡병편(雜病篇) 권5

잡병편(雜病篇) 권5

1. 곽란(霍亂)
‘곽란(霍亂)’ 문(門)에서는 토하고 설사하는 증상인 곽란의 증상과 원인, 곽란의 종류, 곽란의 후유증, 곽란의 여러 치료법 등을 다룬다.

1-1. 곽란지인(霍亂之因) 비기(脾氣)가 울체되면 토하고 곽란(霍亂)이 생겨 설사한다. 곽란이라는 것은 모두 음식으로 생긴 것이다. 곽란이라는 것은 속에 뭉친 것이 있을 때 밖으로 외사에 감촉되어 양기는 올라가지 못하고음기는 내려가지 못하게 되어 위아래가 막혀서 생기는 병이지 귀신에 의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원인은 모두 음식에 상(傷)한 데 있다 곽란이라는 것은 찬 음식을 먹었거나 추위에 상(傷)했다든지 지나치게 배고팠거나 몹시 성냈거나 배나 마차를 타고 멀미를 하여 위기(胃氣)가 상하면 생기는 것이다. 그러므로 토하고 설사하게 된다. 이때는 빨리 약을 쓰지 않으면 살리기 어렵다.

1-2. 곽란형증(霍亂形證) 곽란(霍亂)의 증상은 명치와 배가 갑자기 아프고, 토하며 설사하고, 오한이 나며 고열이 나고, 머리가 아프며 어지러운 것이다. 먼저 명치가 아프면 먼저 토하게 되고, 먼저 배가 아프면 먼저 설사를 하게 되며, 명치와 배가 동시에 아프면 토하고 설사하게 된다. 심하면 힘줄이 뒤틀리게 되는데 이것이 뱃속으로 들어가면 곧 죽는다. 곽란의 증상은 여름과 가을에 많고 추운 때도 있으나 대체로 복서(伏暑)로 말미암아 생긴다. 5장6부(五臟六腑)에 냉과 열이 고르지 못하거나 혹은 음식을 조절하여 먹지 못하여 날것과 찬 것을 지나치게 먹거나 혹 일상생활을 잘 하지 못하고 노숙을 하면서 이슬과 찬바람을 맞으면 바람과 찬 기운이 삼초(三焦)에 들어가게 된다. 이것이 비위(脾胃)에 전해지면 비위가 차가워져서 음식물을 소화시키지 못하게 된다. 진기(眞氣)와 사기(邪氣)가 서로 뒤섞이면 위장에서 음식물이 변질되어 명치와 배가 쑤시며 아프고, 토하며 설사하게 된다. 명치가 아프면 먼저 토하고, 배가 아프면 먼저 설사하는데, 동시에 토하고 설사할 때도 있다. 그리고 열이 나고 머리와 몸이 아프며, 토하고 설사하며 허번(虛煩)이 생기기도 한다. 혹 토하고 설사하면서 명치와 배가 찌르는 듯이 아프거나 힘줄이 뒤틀리고 땅기면서 아프거나 구역을 하나 아무 것도 나오지 않거나 혹 팔다리가 싸늘하고 안타깝게 답답하며 정신이 혼미하여 죽을 것같이 되는 때도 있는데, 이때는 모두 증상에 따라 치료해야 한다.

1-3. 곽란유건유습(霍亂有乾有濕) 곽란(霍亂)에는 건곽란(乾霍亂)과 습곽란(濕霍亂)이 있다. 건곽란 때에는 죽는 경우가 많고, 습곽란 때에는 죽는 경우가 적다. 대체로 토하고 설사하면 변질된 음식물이 나가기 때문에 병이 몹시 심하다가도 위장 속의 음식물이 다 나가면 낫는다. 그러므로 죽는 경우가 적다. 건곽란 때 죽는 경우가 많은 것은 위로 토하지도 못하고 아래로 설사하지도 못하여 변질된 음식물이 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정기(正氣)가 막혀서 음기[陰]와 양기[陽]가 끊어지고 답답하여 안절부절하며 안타까워 날뛰고 숨이 차며 배가 나와서 죽는다.

2. 구토(嘔吐)
‘구토(嘔吐)’ 문에서는 구토가 생기는 원인, 구토의 종류, 구토와 관련된 병, 구토의 치료법을 다룬다.

2-1. 구토지인(嘔吐之因) 구토하면서 치밀어 오르는 것들은 모두 화(火)에 속한다. 위(胃)와 가슴[膈]에 열이 심하면 구역질이 나는데, 이것은 불기운이 타오르는 형상과 같은 것이다. 구역질과 토하는 것, 딸꾹질은 모두 위(胃)에 속한다. 위는 모든 것을 관할한다. 구역질, 토하는 것, 딸꾹질은 기혈(氣血)이 많은가 적은가에 따라 다른 것이다. 구역질은 양명경(陽明經)과 관련되어 생기는 것인데, 양명경에는 기혈이 모두 많기 때문에 소리도 나고, 나오는 것도 있다. 이것은 기혈이 모두 병든 것이다. 토하는 것은 태양경과 관련되어 생기는 것인데, 태양경에는 혈은 많지만 기가 적기 때문에 나오는 것은 있으나 소리가 없다. 이것은 혈에 병이 든 것이다. 음식물이 들어가면 곧 토하거나 먹고 난 다음에 토하는 데는 귤홍을 주로 쓴다. 딸꾹질이라는 것은 소양경(少陽經)과 관련되어 생기는 것인데, 소양경에는 기가 많고 혈이 적기 때문에 소리는 있으나 나오는 것은 없다. 이것은 기에 병이 든 것이다. 이런 때는 반하를 주로 쓴다.

2-2. 오심건구(惡心乾嘔) 오심(惡心)이라는 것은 토할 듯 하면서도 토하지 않고 음식을 보면 곧 속이 메스꺼운 것이다. 오심이라는 것은 토할 듯 하면서도 토하지 않는 것인데, 이것은 위[胃口]에 열(熱)과 담(痰)이 있기 때문이다.